일단 수능 전날에 가장 중요한 것은 멘탈 관리입니다. 수능 전날 루틴에 딱 정해진 정답은 없습니다. 만약 본인이 매일 실모를 풀었고, 왠지 오늘 실모를 안 풀면 내일 수능 때 후회할 것 같다? 푸십시오. 수능 전날엔 실모 같은 거 풀면 안 된다~하는 말을 들으실 필요 없습니다. 내일의 불안을 최대한 완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.

 멘탈 관리를 위한 몇 가지 방법을 추천드리겠습니다. 첫 번째는 암기 과목의 가벼운 복습입니다. 저 같은 경우엔 지구과학 백지복습을 가볍게 쭉 진행하고, 헷갈리는 부분은 다시 찾아보는 식으로 했습니다. “전날에 헷갈리는 거 나오면 멘탈 털리는 거 아냐?”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, 마인드 차이입니다. “틀릴 뻔 했네~ 지금 봤으니 내일 이건 안 헷갈리겠다.”라고 생각하면서 진행했습니다.

 두 번째는 작년 수능 리뷰입니다. 다시 푸는 건 시간도 오래 걸리고 큰 의미도 없으니, 이미 푼 문제지를 쭉 훑어보는 식으로 진행했습니다. 이런 식으로 나왔구나, 내가 현장에서 이걸 봤으면 이런 식으로 대처하면서 했어야겠다라는 이미지 트레이닝을 가볍게 진행하는 겁니다.

 세 번째는 실수 페이퍼 작성입니다. 제 예전 실수 대응법 칼엄에서도 다뤘지만, 부주의로 인한 실수는 직전에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크게 예방됩니다. 저는 수학이랑 지1에 실수노트를 만들었습니다. 예를 들어 1. 삼각형 넓이 1/2!! 2. 삼차함수 넓이공식 ~~ / 1. 남반구 북반구 확인하기! ~ 이런 식이었습니다. 지금까지 만들어온 실수 노트가 있다면 핵심적인 내용을 A4 한 장에 옮겨적고, 없다면 틀린 문제들을 대충 훑어보면서 직전에 어떤 걸 명심할지 정리하면 좋습니다.

 네 번째는 국어 예열지문 준비입니다. 다른 과목이랑 달리 가장 멍하면서도 긴장된 상황에서 시작하는 것이 국어입니다. 도착하면 시간이 좀 남는데, 국어는 그 때 예열지문 정도를 풀어주면 좋습니다. 이는 단순히 뇌를 깨우려는 목적이므로 작년 수능, 올해 6모 9모의 독서론 그 짧은 지문들 세 개 정도면 충분합니다. 전 이렇게 세 개 출력해 준비해두었습니다.

 다섯 번째는 나에게 쓰는 편지입니다. 어디선가 보고 모의고사 때마다 했던 루틴이었는데, 멘탈 관리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. 노트에 국어 전 나에게 쓰는 편지, 수학 전 나에게 쓰는 편지 등등을 써서 매 시험 시작 전 쉬는 시간에 읽었습니다. 내용은 못 봤든 잘 봤든 수고했고 다음 시험도 화이팅~ 이런 내용입니다. 좀 우스울 순 있겠지만 은근 시험 전날 긴장 완화에도 도움이 되고 수능날에 애들 복도에 나가서 답 맞추면서 멘탈 갈리고 있을 때 혼자 자리로 돌아와 편지 읽고 있으면 멘탈 관리에 크게 도움됩니다.

 여섯 번째는 준비물 확인입니다. 필요한 건 다 주지만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한 예비 연필이라던지, 수능시계, 시계를 고정시킬 테이프라던가 혹시 책상이 흔들릴 경우에 대비해 책상 다리에 끼울 두꺼운 종이 같은 것, 물통, 예열지문, 나에게 쓰는 편지 이런 준비물들을 다 챙겼는지 확인합니다. 대충 준비하면 자기 전에 어 그거 챙겼나?하고 불안해지니 미리 준비하면 멘탈에 좋습니다.

 일곱 번째는 속 편한 저녁식사입니다. 설명이 필요 없겠죠? 전날에 스트레스 푼다고 엽떡 먹고 불닭 먹고 하는 건 개인적으로는 비추하겠습니다. 특히나 저녁 식사는 다음날 아침 속 컨디션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가능한 속 편한 평범한 식사를 진행해주세요. 같은 의미에서 야식도 비추입니다.

 마지막으로는 이른 온수 샤워랑 빠른 취침입니다. 긴장 푼다고 늦게까지 인스타 보고 유튜브 보고 하면 잠 더 잘 안 옵니다. 그냥 저녁 먹고 일찍 따뜻한 물로 샤워 쭉 해주고 좋아하는 노래 틀어두거나 하면서 나에게 쓰는 편지 정도만 써주다가 조금 졸리려고 한다 싶으면 바로 누워서 자주세요. 바로 잠 안 와도 괜찮습니다. 누워서 눈만 감고 있어도 어느정도 피로는 풀린다고 하니까 지금까지 수고했다 스스로 격려해주면서 편히 쉬어 주세요.

 이렇게 하면 수능 전날에 충분히 알차고 편안한 하루를 보낼 수 있습니다. 그래야 다음날인 수능 때 최고의 컨디션에서 시험을 치를 수 있습니다. 사실 정답은 없습니다. 여기서 이건 해보면 긴장이 풀리겠다 싶은 걸 골라서 진행해주세요! 다만 아무래도 pc방이나 노래방처럼 너무 루틴이 깨지는 건 지양하는 게 좋을 것 같긴 합니다.

 지금까지 1년, 또는 그 이상 기간 동안 노력하신 모든 수험생 여러분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. 남은 기간도 잘 마무리하시고 수능날까지도 컨디션 관리 잘하셔서 지금까지 해온 공부, 멋진 성적으로 거두시길 기원하겠습니다!!